[공천잡음]이강래씨 회견, 치맛바람 펄럭였을까

  • 입력 2000년 2월 20일 20시 02분


지난해 내내 ‘옷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민주당이 이번에는 ‘치맛바람 공천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발단은 전북 남원-순창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이강래(李康來)전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남원-순창 공천은 기준이 철저하게 무시된 채 여인들의 치맛바람에 좌우된 정실공천의 전형”이라고 주장한 것. 이전수석은 “공천을 받은 조찬형(趙贊衡)의원의 부인과 핵심실세 부인들의 절친한 관계는 세상이 다 알고 있는 공지의 사실”이라고 주장.

이전수석은 핵심실세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번 공천작업에 관여했던 당내 실세들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공천이 확정되기 전 민주당의 몇몇 고위관계자들은 “조의원은 부인이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수석은 자신의 발언이 자칫 이희호(李姬鎬)여사에게까지 파급될 것을 우려한 듯 “실세들의 부인을 지칭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조의원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닌 중상모략으로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면서 “공천을 신청할 때 당명에 복종하겠다고 약속한 뒤 나중에 이를 번복하는 것은 정치신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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