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내분]탈락의원 "이회창씨는 독재자"

  • 입력 2000년 2월 20일 20시 02분


‘2·18’ 공천에서 비주류 중진들이 대거 탈락한 한나라당은 19, 20일 주류 비주류별로 각각 대책모임을 갖고 활로 모색에 나서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 해운대-기장을 공천 반납과 한나라당 탈당을 공식 선언. 김실장은 회견에서 “독재자 이회창(李會昌)씨는 더 이상 대화 상대가 아니다”라며 이총재를 극렬히 비난.

곧 이어 조순(趙淳)명예총재도 여의도 당사에서 회견을 갖고 서울 종로 공천을 반납. 조명예총재는 이어 시내 한 호텔에서 김윤환(金潤煥)고문과 점심을 같이 하고 공동 대응책을 강구한다는 데에는 공감했으나 구체적 대처방안에 대해선 입장 표명을 유보. 조명예총재는 “정치 장래를 걱정하는 입장에서 여러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고 김고문은 “여러 사람들 생각을 듣고 무소속이든 새로운 정치결사체를 구성하든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언급.

○…김덕룡(金德龍)부총재는 이날 측근인 정진섭(鄭鎭燮)경기안양동안지구당위원장을 통해 ‘2·18’공천을 ‘원칙도 기준도 없는 날치기 공천’으로 규정하며 이총재를 강력히 성토. 정위원장은 “이총재가 사당(私黨)식 공천으로 야권 분열을 자초한 데 대해 일단 공천 재심사를 요구하는 등 당내 투쟁을 벌인 뒤 여의치 않으면 중대 결단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

○…비쥬류들의 공세에 주류측은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를 내세워 반격. 이총무는 이날 기자실을 방문, “지역주의 흐름을 옅게 하고 개혁적 인사를 많이 받아들여 물갈이를 하라는 것이 시대적 요구”라며 “(비주류 중진들도)경륜 있는 지도자답게 시대적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 그는 또 “일부 계파 수장들에게는 전국구 제안이 있었다”고 소개하고 단합을호소.

정두언(鄭斗彦·서울 서대문을) 오경훈(吳慶勳·서울 양천을)씨 등 이번에 공천을 받은 신진 인사 10여명은 이날 이총재의 공천개혁을 지지하기로 했으나 성명을 발표할 경우 자신들이 ‘이총재의 친위대’로 간주돼 오히려 당의 분란을 더 깊게 한다고 판단해 입장 발표를 유보한 채 조명예총재를 찾아가 공천 수용을 권유.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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