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민주당과 결별준비…JP 내각제관련 강력비판

  • 입력 2000년 1월 21일 20시 12분


새천년 민주당의 내각제 강령 제외를 둘러싼 공동여당의 갈등 기류가 심상치 않다. 자민련이 이제 민주당과 ‘결별’준비에 들어가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21일 민주당을 정면 비판하면서 “민주주의를 떠드는 사람일수록 지키지 않는다. 두고 보면 안다”고 2여(與)공조의 붕괴를 예고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같은 파경(破鏡)국면은 자민련측이 21일 ‘16대 총선 전망(개략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을 정치권과 언론에 흘리는 행태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민련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과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이 지난 해 말 미주를 순방 중이던 JP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찾아가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은 JP로 하여금 ‘국민회의와의 합당거부’를 최종 결심케 하기 위해 작성한 것.

요약하면 “국민회의의 국정운영은 실패했기 때문에 합당해 봤자 자민련만 손해”라는 내용. 이 문건이 당시 분석한 정국현황 요지는 다음과 같다.

“영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참모들에 의한 단견적 동진정책으로 영남민심이 이반됐고 핵심부처 호남우대 인사정책으로 비호남정서가 악화됐다. 16대 총선 후에 추진돼야 할 ‘이회창죽이기’가 성급하게 결행됨으로써 내분 상태의 한나라당을 단합케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옷로비, 언론문건 사건 등의 처리 미숙으로 대국민 신뢰감을 상실한데다 서경원(徐敬元) 특강 등으로 보수 민심이 이반한 결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경제위기 극복 성과가 희석됐다. 당명 개칭과 무관하게 총선결과 ‘특정지역 석권+특정지역 참패+서울 혼전’ 등의 예상이 가능하다.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국면타개용으로 합당론을 재론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합당은 결국 여권기반 전체를 축소시키는 근시안적 발상이다.”

이에 대한 국민회의의 반응은 “일부 아전인수식 주장이 있지만 분석은 제대로 했다”는 자성론과 “자민련이 그렇게 상황을 악의적으로 해석한다면 공동정권을 같이할 이유가 없다”는 강경론으로 엇갈린다. 어느 경우든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조는 칼날 위에 선 형국이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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