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선대본부장 내정 의미]DJ, '젊은 표 흡인력' 기대

  • 입력 2000년 1월 9일 19시 54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신당 지도체제를 ‘단일대표-선대위원장’ 체제로 확정하고 이인제(李仁濟)당무위원을 선거대책위원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김대통령의 총선준비 구상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김대통령은 사석에서 “일사불란한 선거지휘를 위해서는 단일대표체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다만 문제는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는 점이었고 이 때문에 이인제고문이 ‘젊은 층에 대한 흡인력’ 등을 고려해 ‘깜짝 카드’로 검토됐던 게 사실. 또 김중권(金重權)전대통령비서실장과 이위원의 공동대표체제가 거론됐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김대통령과의 회동에 앞서 열린 이위원 측근모임에서도 ‘한시적 총재직’ 혹은 ‘실세 대표직’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대두됐었다.

그러나 여권핵심부의 논의 결과 이위원을 대표로 내세울 경우 ‘차기구도’의 조기가시화로 비춰질 가능성이 큰 데다 충청권에서의 JP와의 관계가 문제로 제기됐다는 것. 여기에 ‘양두마차 체제’의 비효율성이 지적돼 결국 단일대표에 선대위원장 체제로 최종 가닥이 잡힌 것 같다. 따라서 새 체제는 일단 대표는 당무일반을 책임지는 ‘얼굴’의 역할을 맡고 총선은 선대위원장을 간판으로 지역별 선대위원장들이 일선의 책임을 지는 이중구조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김대통령과 이인제위원간의 회동에서도 김대통령은 선거를 총괄지휘하는 선대위원장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락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표는 당초 당내에서 이인제위원과 김중권전비서실장, 당바깥에서 이수성(李壽成)평통수석부의장과 송자(宋梓)전연세대 총장 등 4명이 거론됐으나 이위원이 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김전실장과 송전총장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평통수석부의장의 경우는 한때 동교동계가 강력하게 밀었으나 최근 ‘영남신당’ 합류설 등이 불거지면서 일단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 핵심관계자들의 전언이다.

9일에는 이수석부의장의 베트남 방문일정(10∼14일)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대표기용과 관련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으나 단순히 베트남측의 일정조정요구 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관기자> 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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