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무소속'돌풍 불까?]무당파 유권자 급증

  • 입력 1999년 12월 12일 19시 47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정당이 없다”는 이른바 ‘무당파(無黨派·무응답 포함)’의 비율이 치솟고 있어 내년 총선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관심사다.

11월20일 중앙일보 조사에서 무당파는 62.5%에 달했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도 올초 30.7%였던 무당파가 11월에는 43.8%로 늘어났다.

9일 실시된 경기 안성시장과 화성군수 재 보궐 선거전을 직접 치른 한 정치권 인사는 12일 “여당은 유권자들에게 말을 붙이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없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며 무당파 급증의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의 여야 3당 외에 민주노동당 등 신당을 창당하려는 사람들도 바로 이 무당파 급증 흐름을 주시한다. 정치권과 여론조사 기관의 선거전문가들도 “심상치 않다. 내년 총선에서 무소속 돌풍이 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선거를 앞두고 무소속 또는 ‘무당파 돌풍’이 관심사로 대두된 것은 4년전 지난 총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총선을 한달 앞둔 시점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선 ‘무당층’이 최소 40% 이상 잡히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대구 경북에선 한병채(韓炳寀)전의원 등을 중심으로 ‘무당파 국민연합’이 출현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총선 결과 무소속은 전체유효득표의 11.8%를 얻어 80년대 이후 최고득표율을 기록했다(표 참조). 그러나 막상 의석확보는 14대 때의 21석보다 줄어든 16석에 그쳤다. ‘무당파국민연합’은 참패했다.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이 곧바로 무소속 당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와 관련, 15대 총선 당시 창당한지 1년밖에 안되는데다 충청권 연고 정당인 자민련이 대구에서 13개 선거구 중 8개를 휩쓸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성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무소속보다는 제3,제4의 ‘대안세력’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최근 정치권에서 “‘대안정당’이 출현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얘기가 부쩍 잦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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