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총재, 정치개혁 촉구통해 자민련 색깔 강조

  • 입력 1999년 10월 21일 19시 10분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21일 국회 대표연설은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자민련의 정체성을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박총재는 먼저 “정당과 정치인이 아무리 바뀌어도 정치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국민의 질책과 탄식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며 정치제도 개혁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정치개혁의 골자로 지론인 중선거구제와 완전 선거공영제를 꼽았다.

박총재는 “기필코 이번 정기국회 중에 이를 완수해야 한다”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를 은근히 압박하는 표현을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박총재의 ‘숨은 의도’는 또 연설의 상당부분을 자민련의 정체성 확인에 할애한 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자민련은 ‘안보정당’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는 게 박총재의 얘기. 그는 특히 “광복 직후 이념적 혼돈 속에서도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근대화에 매진해 왔다. 자민련 동지들은 피땀 어린 고난의 발걸음에 동참했던 ‘시대의 증언자’들”이라며 자민련의 독자성을 강조했다. 한편 박총재는 연설 내내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던 김총리에게 한번도 시선을 보내지 않아 합당 마음을 굳힌 김총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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