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3黨/한나라]"야당총재 뭘로 보나?"

  • 입력 1999년 9월 8일 20시 02분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민주산악회(민산) 출범 전 강삼재(姜三載)의원 등에게 ‘내년 총선 때까지만 (출범을) 참아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민산 출범을 강행하는 것은 이총재의 리더십을 흔들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리더십 장애물 사전 차단"

한나라당 이총재의 한 측근의원은 8일 이총재가 민산에 대해 초반 강공으로 나선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총재의 ‘정치적 사활’이 내년 총선 결과에 달려 있는 만큼 총선을 앞두고 당내 분열상을 보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총재측은 이총재를 중심으로 효과적인 총선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사전에 ‘장애물’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첫번째 장애물은 물론 민산. 이총재의 한 측근은 “민산에 대해 우리 내부에서도 ‘긁어 부스럼’이라며 신중론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부산 경남 지역 원외위원장 및 구여권 조직이 동요하지 않으려면 중앙에서 먼저 강하게 쳐야 한다”고 강공 배경을 설명했다. 민산 출범에 따른 당내 의원들의 동요는 김명윤(金命潤) 강삼재(姜三載) 박종웅(朴鍾雄)의원 등에 대한 ‘당권 정지’ 등 중징계 조치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총재측은 민산을 제외한 당내 비주류의 경우 총선이 다가올수록 ‘백기 투항’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도 최근 조순(趙淳)명예총재 이세기(李世基)의원 등과 중국 방문 중 “내년 총선 때까지는 이총재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는 것. 그만큼 비주류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또 하나 이총재의 리더십을 위협하는 복병은 중선거구제.

선거구제는 의원들의 ‘생사’가 걸려 있기 때문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작심하고 중선거구제를 밀어붙일 경우 한나라당도 심각한 상황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民山-중선거구 강경대응

당의 한 중진은 “나와 잘 아는 인사가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으로부터 ‘DJ는 정말로 중선거구제를 관철시킬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걱정했다. 한나라당이 연일 여권의 선거법 날치기 가능성을 비난하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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