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제2창당작업 지지부진『속앓이』

  • 입력 1999년 7월 26일 18시 33분


신진세력 영입 등 국민회의의 ‘제2창당’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듯하다. 국민회의는 26일 당무 지도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신당창당을 위한 전당대회 권한을 당중앙위원회가 행사할 수 있도록 의결하는 등 표면상으로는 창당 수순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고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그럴듯한 인물 영입이 쉽지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국민회의가 이날 당무 지도회의 의결사항으로 당무위원들이 ‘좋은 인물’을 총재권한대행과 사무총장에게 추천해줄 것을 권고한 것도 지지부진한 영입 작업의 실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거론되는 사람들 중 대중적 지명도와 인기를 갖춘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막상 영입이 실현된다해도 ‘제2창당’에 기치에 걸맞은 여론 파급 효과를 거두기에는 역부족이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한모(건국대) 황모(동국대) 조모(경희대) 공모(한양대) 정모(서울대) 이모(서울시립대) 정모(고려대) 김모교수(한성대) 등 학계 인사들도 이 범주에 해당한다는 게 당의 분석이다. 그나마 이들 중 일부는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는데 대해 ‘항의’하는 경우도 있어 당직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이에 따라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은 “영입 대상 인물이 너무 성급하게 공개되고 있다”며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다.

절차면에서도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예를 들어 국민회의를 해산하고 신당창당을 추진할 것인지, 형식만 ‘신당창당’으로 하고 법률적으로는 국민회의의 권리의무를 승계하는 방식으로 할 것인지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는 “일부 새 인물을 영입하고 당명을 바꾼다고해서 국민이 ‘제2의 창당’이라고 인정하겠느냐”며 “그렇다고 진짜로 제2창당을 하려면 국고보조금 등을 포기해야 하는데 그것이 어디 쉬운 일이냐”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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