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충청권의원들, 金대통령앞에서만 『고개숙임』

  • 입력 1999년 6월 17일 19시 24분


틈만 나면 청와대를 성토하던 자민련의 충청권 의원들이 정작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앞에서는 ‘고개숙인 남자’의 모습을 보여 화제다.

이들은 16일 국회에서 회동, 대전시(17일)와 충남도(18일)의 대통령 업무보고 오찬에 불참키로 했었다.

표면적 이유로 국회 본회의 참석을 내세웠지만 이면에는 선거구제 논란 등과 관련한 불만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17일 대전 오찬에는 이곳 의원 7명 중 강창희(姜昌熙)원내총무와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을 제외한 5명이 참석했다. 이날 예정된 국회 본회의가 무산돼 당초의 명분이 없어진데다 혼자 불참했다가 자칫 대통령 눈 밖에 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들은 한 술 더 떠서 저마다 김대통령 찬양에 열을 올렸다. 한 의원은 “오찬에 불참키로 한 것은 국회에서 표대결이 예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다른 한 의원은 “‘파업유도의혹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공안대책회의를 한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대전에 선물을 달라”고 읍소하는 의원도 있었다.

충남 의원들도 18일 오찬에 대부분 참석할 예정이다.

이처럼 하루사이에 이랬다 저랬다 갈팡질팡하는 충청권 의원들의 태도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선 뒷공론이 무성하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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