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파동 확산…정국 또 파행

  • 입력 1999년 4월 29일 19시 28분


‘6·3’재선거 서울 송파갑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됐던 고승덕(高承德)씨의 후보 사퇴를 둘러싸고 여야가 극한 대립을 보이면서 정국이 다시 파행상태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은 29일 고씨가 여권의 회유와 압력으로 출마를 포기했다고 주장하며 임시국회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한나라당은 또 ‘6·3’재선거 보이콧을 검토하는 한편 사퇴파문 관련자를 고발하는 등 강력히 대응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충남 예산 방문 중 고씨의 출마 포기 사실을 보고받고 “야당이 공천한 후보를 여당총재(자민련 박태준·朴泰俊)의 사위라고 해서 회유와 협박으로 사퇴시킨 것은 납득할 수 없으며 심각한 정치문제”라고 주장하며 임시국회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이부영(李富榮)총무에게 지시했다.

이총재는 또 예산지구당 당직자들과의 오찬 연설에서 “지금 여권의 작태는 도저히 앉아서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부정하고 불합리하고 몰상식한 정치에 감연히 대결하고 끝까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대변인도 성명에서 “한나라당을 선택한 고씨의 자유의사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여당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고 말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당은 대여 투쟁의 강도를 최고수위로 높여 적극 투쟁해 나갈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권은 고씨의 사퇴가 자발적인 결정으로 한나라당의 회유 압력설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자민련 박총재는 “27일 내가 사돈(고씨 부모)을 직접 만나 얘기했고 맏사위가 고변호사를 만나 계속 설득했다”면서 “오늘 아침 고변호사 본인이 내게 전화를 걸어 사퇴의사를 밝혔다”며 외압설을 일축했다.

〈김차수·양기대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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