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부산방문]「막가는」전직대통령,지역감정까지 들먹

  • 입력 1999년 4월 8일 19시 33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8일 사흘 간의 지방나들이를 마무리했다. 정치적 고향인 부산 경남지역 방문을 통해 영향력 행사의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보이는 김전대통령은 이날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부추기는 발언을 서슴지 않아 여론의 비난이나 후유증은 안중에 두지 않는 듯했다.

○…김전대통령은 오전에 부산 자갈치시장의 횟집으로 식사를 하러 가는 길에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 상인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는데 한 여성상인은 “우리 좀 살려 주이소”하고 애원하기도.

식사를 마친 김전대통령은 한나라당 당원 등 1백여명을 향해 지역차별 인사와 영남재벌 죽이기식 빅딜 등을 거론하며 현정권을 격렬히 비난.

김전대통령은 과거 부산시민의 반독재투쟁을 상기시키며 “부산시민들은 용기와 희망, 꿈을 가져야 하며 좌절해서는 안된다. 독재를 하는 김대중(金大中)정부에 대해 단호하게 우리의 가야 할 길을 가야 한다”고 촉구.

조찬에는 한나라당 현역의원 16명 중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을 비롯해 박관용(朴寬用) 김진재(金鎭載) 김형오(金炯旿) 박종웅(朴鍾雄) 김도언(金道彦) 김무성(金武星) 정의화(鄭義和) 정문화(鄭文和)의원 등 9명과 무소속 한이헌(韓利憲)의원 등 부산출신 의원 10명이 참석.

○…김전대통령은 보수동의 한 식당에서 가진 민주산악회회원 등 1백여명과의 오찬에서도 지역정서를 자극하는 발언을 되풀이.

그는 “이런 독재정부에 대해 나마저 침묵을 지킨다면 죄악이라고 생각해 분연히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김대중정권이 반성하기를 바라지만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주장. 그는 이어 “재임 중 시작된 민주공원 건립공사가 끝나는 금년 중으로 다시 여러분을 만나겠다”고 말하는 등 다시 부산을 방문할 뜻을 피력.

한편 김전대통령측은 9일 김현철(金賢哲)씨의 대법원 확정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

〈부산〓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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