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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19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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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수(韓英洙)부총재는 19일 국민회의 설훈(薛勳)의원의 최근 내각제개헌 연기 발언에 대해 ‘천기누설’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올해는 어차피 내각제개헌이 불가능하다”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임기말에는 자민련이 하지말자고 해도 김대통령이 개헌을 하자고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의 여야구도로 내년 총선을 치르면 자민련은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합당 필요성을 제기했다.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는 국민회의에, 영남권은 한나라당에 빼앗길 처지여서 공천권 보장을 전제로 한 국민회의와의 합당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민련의 존재 자체가 위태롭다는 것.
그는 “우리 당 의원의 3분의2가 나와 같은 생각”이라며 “‘3·30’재 보선이 끝나면 이들의 뜻을 모아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박태준(朴泰俊)총재 역시 최근 한 사석에서 이와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현 상태로는 정국을 제대로 돌파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현실적으로 개헌을 미루고 국민회의와 합치는 등의 방안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에 대해 한 측근은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좀 심하지 않으냐는 게 박총재의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총재가 이처럼 불만스러운 속내를 공개적으로 밝힐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당내 동조 세력에는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이 때문에 공동정권의 내각제 갈등은 자민련 내부에서부터 분란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