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중진 「대표경선」싸고 날카로운 신경전

  • 입력 1999년 3월 9일 07시 57분


“당대표경선을 않는 것은 민주주의의 엄청난 후퇴다.”

“대통령 중심제 단일지도체제에서 대표경선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8일 저녁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는 여권 중진들이 공교롭게 조우해 5월 국민회의 전당대회에서의 대표경선문제를 둘러싸고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먼저 김상현(金相賢)고문이 포문을 열었다. 이날 기자들과 저녁을 함께 하던 김고문은 작심한 듯 “대표경선을 하지 말자는 것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망하게 하는 음모나 다름없다”고 당내 경선불가론자들을 겨냥했다.

때마침 옆방에서 총재단 만찬을 주재하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은 김고문의 얘기를 전해듣자 즉각 반격을 가했다.

조대행은 “대표경선을 주장하는 것은 국무총리도 선거하자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일축했다.

다른 방에서 별도의 모임을 갖고 있던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지도체제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머뭇거리다가 “뭐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고 얼버무렸다.

이날 중진들간에 벌어진 ‘간접 설전’은 앞으로 전개될 지도체제 개편을 둘러싼 여권내 갈등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총재단 만찬에 주빈자격으로 참석한 권노갑(權魯甲)고문은 정국현안 등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덕담만 주고 받으며 ‘무심(無心)’한 표정이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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