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취임 1돌 회견/이모저모]

  • 입력 1999년 2월 24일 19시 26분


김대중대통령의 24일 기자회견은 내외신기자 1백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15분동안 진행됐다. 회견에는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전원이 배석했다.

○…청와대 기자회견에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배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는 내각제 개헌을 둘러싼 여―여 갈등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에 따른 것. 회견 도중 김총리는 비교적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특히 내각제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김대통령이 “아까 답변한 것으로 이해해주기 바란다”며 간단하게 답변하고 넘어자자 김총리는 빙그레 미소를 짓기도.

회견 후 청와대기자실에 들른 김총리는 “왜 미소를 지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답변을 잘하셔서…”라고 말한 뒤 내각제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너무 관심 갖지말고 잘 지켜보라”며 웃음.

그는 이어 “2차대전 후 일본의 기초를 세운 요시다총리가 의회에서 야당으로부터 자위대 창설의 위헌성을 집요하게 추궁당하자 ‘골백번 물어도 내 대답은 똑같다’고 말한 것이 생각나 웃었다”고 부연.

○…김대통령은 대부분 질문에 대해 원고 없이 즉석 답변을 하면서 인권위구성 문제 등 새로 강조할 대목은 간단한 메모를 참고. 정치현안과 대북문제에 질문이 집중된 때문인지 이날 회견은 21일 ‘국민과의 TV대화’ 때보다는 다소 딱딱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중국기자가 내각제에 대해 질문하자 김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우리만 관심이 큰 줄 알았더니 중국도 관심이 큰 것 같다”며 답변을 시작, 회견장에 가벼운 웃음.

김대통령은 “신라통일 이래 우리 민족은 완전히 하나로 융합됐으나 지역감정이 생긴 것은 최근 30,40년 사이의 일”이라며 “지역감정은 근본적인 것이 아닌 만큼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언급.

○…김대통령은 이날 민감한 국정현안들에 대해 ‘사정변경논리’를 시도.

김대통령은 대북(對北)식량 및 비료지원문제를 언급하면서 “상호주의 원칙을 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융통성있게 이용하는 문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는가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

그러나 지난해 제2차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교류협력은 우리가 하나를 주면 북쪽도 반드시 하나를 내놓아야 한다”고 원칙론을 제기했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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