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신-구주류 표정]동교동계 金실장과 「앙금」

입력 1999-01-11 19:28수정 2009-09-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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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출신인 김세옥(金世鈺)경찰청장이 9일 전격 경질되고 후임에 영남출신인 김광식(金光植)신임청장이 임명되자 국민회의 내에서는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경찰조직의 구조조정에 미흡했다’는 경질사유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핵심인사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경찰청장 경질에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 관여설이 나돌면서 당내 일각에서는 “김세옥청장을 밀었던 당내 구주류와 김실장을 중심으로 한 신주류간의 갈등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돌았다.

경찰청장 경질이 여권 핵심부내 신구주류간 물밑 앙금의 정도를 짐작케 하는 ‘사건’으로 떠오른 셈이다.

이에 따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여당 강화 구상’으로 16대 총선 전 당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김실장이 당에 잘 정착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김대통령의 의중에다 당을 장악하고 있는 구주류의 태도에 따라 여권의 권력지도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실장과 함께 당에 들어올 것으로 보이는 청와대의 이강래(李康來)정무수석이나 박지원(朴智元)공보수석은 김실장과는 사정이 다르다. 두 사람 모두 당생활 경험이 있는데다 ‘신주류’로 분류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당에 뿌리가 거의 없는 김실장보다는 착근(着根)이 용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동교동계의 한 인사는 “김실장은 청와대에 있으니까 김실장”이라고 단언했다. 동교동계 인사들은 청와대 ‘신(新)실세 3인방’의 당 진입에 환영의 기색이 역력하다.

친분이 거의 없는 김실장이 김대통령과의 통로를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 매우 불편해 했던 동교동계 인사들로서는 김실장의 후임이 누가 되든 훨씬 매끄럽게 김대통령과 교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또 정계개편이나 내각제개헌 논란 과정에서 어차피 ‘총대’를 메야할 동교동계의 입장에서는 ‘당의 실세화’를 자신들의 입지강화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머지않아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권노갑(權魯甲)전의원의 합류도 동교동계의 구심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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