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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0월 25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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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 이와는 다른 경우를 발견했다.
정부부처의 한 산하단체장인 A씨. 그는 여야가 국감대상기관을 선정하고 있을 때 부지런히 의원과 보좌관들을 만나고 다녔다. 국감 대상기관에 선정되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기위해서였다.하지만 이 부탁은 수용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해당 상임위가 감사할 기관이 너무 많았다. 또 이 기관은 상대적으로 감사를 안받아도 크게 문제가 없는 작은 규모였다.
A씨는 낙심했다. 그는 “국감 답변을 하면서 우리기관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했던 일과 앞으로 할 일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정감사는 어쩐지 성숙하지 못한 모습이다. 의원들은 뭔가를 단단히 벼른듯 호통치기 바쁘고 불려나온 기관장들은 주눅이 들대로 들어 있다. 피감기관 관계자들은 감사를 받기 전부터 의원들에게 고개를 숙인 채 저자세로 일관한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 며칠만 견디자…. 그러면서도 밖으로 나오면 이제는 국정감사와 의원들을 욕한다.
과연 올바른 자세일까. 국감장은 무조건 매만 맞는 자리가 아니다. 매를 맞으면서도 기관의 어려움을 알릴 수 있고 이해시킬수있다. 의원들이 무리한지적을 하면 소신과 설득력으로 당당하게 따질수도 있다. 잘만하면 적극적인 홍보의장으로 활용할수 있다. 국감의 궁극적인 목적은 업무의 방해가 아니라 도움을 주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국감기간은 결코 ‘버리는 시간’이 아니다.
송영언<정치부 차장>young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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