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司正 본격화]『뼈깎는 개혁노력 부족』판단

입력 1998-08-02 19:44수정 2009-09-25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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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당국이 정치권 비리 척결을 위한 칼을 빼어들 채비여서 8월 정국에 ‘사정(司正)경보’가 발령됐다.

더욱이 3일로 예정된 국회의장 경선 결과에 따라서는 여야대치가 극도로 첨예화할 가능성이 커 정국의 파고가 현 정부 들어 가장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8·31’전당대회를 앞둔 한나라당내의 당권경쟁 가열도 정국의 유동성을 한층 증폭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사정과 국회의장 선거, 한나라당 전당대회라는 정치권의 3대 변수는 향후 정치개혁 및 정계개편을 위한 여건을 자연스럽게 마련할 것으로 보이며 이 가운데 사정은 정치의 근본 틀을 흔들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정치권 사정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줄 정도로 신중한 태도를 취해 오던 여권의 기류 변화는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개혁’을 위해서는 더이상 주춤거릴 수 없다는 현실인식에 근거했다는 것이 여권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권은 현 정부 출범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개혁의 당위성과 방향에 대해서는 국민 절대다수가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도 각종 선거결과가 이에 미치지 못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 국민이 개혁성과를 체감(體感)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25일로 김대중(金大中)정권 출범 6개월을 맞지만 그동안 개혁의 기회를 놓친데다 뼈를 깎는 개혁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여기에다 정치권만 개혁무풍(無風) 또는 고통무담(無擔)지대로 남아 있는데 대한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점차 엷어져 왔다.

이런 상황 때문에 여권은 결국 개혁의 추진력을 새롭게 불어넣기 위해 사정 즉 정치권의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한 경성 특혜대출의혹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정치권 사정에 미온적인 태도가 야권에 빌미를 제공했으며 불투명하게 대처할 경우 국민 사이에 개혁에 대한 불신을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여권 내에서 무성했다.

청와대와 국민회의 등 여권에서 일제히 여권 관계자들이 상당수 희생되는 한이 있더라도 정치권의 비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말끔히 씻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나선 것도 이런 분석과 무관치 않다.

이는 정부수립 50주년을 계기로 2단계 개혁을 위한 분위기 일신을 희망하고 있는 김대통령의 ‘8·15구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김대통령의 정치개혁이 제 살부터 깎는 자기희생의 바탕 위에서 시작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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