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與향한 여권,인천등서 야당흔들기 노골화

  • 입력 1998년 4월 15일 19시 45분


여권의 ‘한나라당 흔들기’가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진앙지는 한나라당 오장섭(吳長燮·충남 예산)의원. 오의원은 15일 지역구로 내려가 탈당계를 제출했으며 16일 오후 자민련에 입당한다.

3일 김종호(金宗鎬) 박세직(朴世直)의원과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이 탈당한 데 이어 두번째의 ‘B급 지진’이 시작된 셈이다. 오의원에 이어 이완구(李完九·충남 청양―홍성)의원의 탈당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당초 오,이의원은 행동을 통일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이의원의 경우 조부영(趙富英) 주택공사 사장과의 지역구조정 때문에 시기가 다소 늦춰졌다는 후문이다. 이들 두의원의 탈당보다 더 큰 관심사는 최인천시장의 자민련 입당 결정으로 동요하고 있는 인천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의 진로다. 현재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 고위관계자들을 통해 확인되거나 흘러나오는 얘기에 따르면 인천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거의 와해 상태에 있다.

9명의 한나라당의원 중 상당수가 국민회의와 자민련에 반분돼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구체적으로 S,S,L의원 등은 자민련으로, L,L의원 등은 국민회의로 갈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이와 관련, 영입작업을 벌여온 자민련의 한 고위당직자는 최근 공식회의석상에서 “최인천시장이 입당하게 되면 3,4명의 한나라당의원들이 동반 입당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정확한 인원수는 유동적이지만 소폭의 당적이동은 한나라당 내에서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민련에서는 중부권외에도 대구 경북지역에까지 오래전부터 손을 뻗쳐왔다.

여권의 이런 계획이 차질없이 성사될 경우 ‘6·4’지방선거 이전에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여권의 정계개편 추진 움직임이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총리인준 문제의 당사자인 자민련이 더욱 적극성을 띠고 있지만 국민회의도 이제는 인위적 정계개편에 대한 의지를 숨기려 하지 않는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14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야당이 1년은 도와줘야 한다’고 말한 것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 되면 정계개편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총리인준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자민련은 눈치볼 필요없이 지방선거 이전이라도 정치권의 ‘빅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강경노선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대해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전열을 정비한 한나라당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정치권은 곧 또 한차례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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