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줄잇는 탈당說]與 『오는 사람 안막겠소』

  • 입력 1998년 3월 27일 19시 26분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오는 줄 알아야지….”

국민회의의 한 핵심당직자는 27일 한나라당 박세직(朴世直)의원이 탈당의사를 밝힌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여권은 표면적으로는 “인위적 정계개편을 해서는 안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정계개편을 막을 필요도, 막을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다.

정계개편을 보는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시각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국민회의는 정계개편의 시기가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입장인 반면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인준문제가 걸려있는 자민련은 시기를 만들자는 강경론이 대세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입당을 받아들이는 차원을 넘어 동서화합의 모양새를 갖추는 ‘그랜드 플랜’을 구상하고 있는 듯하다. 대상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핵심으로 한 한나라당 안팎의 민주계다. 정계개편의시기는지방선거가 끝난 뒤인 6월이후를 상정하고 있다.

자민련이 생각하는 정계개편은 개별영입을 통한 ‘몸불리기’의 성격이 강하다. 김총리서리는 최근 사석에서 자민련 탈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재입당하겠다면 개인적인 감정은 접고 넓은 마음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박태준(朴泰俊)총재 역시 26일 대구 달성 보궐선거 지원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사람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민련은 당장이라도 10여명 정도는 입당이 가능하다고 자신하면서도 아직까지 적극적인 영입작업은 벌이지 않고 있다. 자민련은 다음달 2일 실시되는 재 보궐선거결과에 따라 정계개편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따른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송인수·윤영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