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떠나는 YS]「쓸쓸한 마지막 밤」

  • 입력 1998년 2월 24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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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임기 마지막날인 24일 하루 동안 바쁜 일정을 보냈다. 그러나 국무회의 주재, 국립묘지 참배, 수석비서관 오찬, 은행법개정안 등 국회통과 3개 법안 서명 등 마무리 행사가 계속되는 동안 김대통령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김대통령의 마지막 공식행사는 역대대통령의 초상화 옆에 자신의 초상화가 걸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계명대 이원희(李源熙·41)교수에게 의뢰해 제작한 초상화가 본관 세종실 벽에 걸리는 것과 동시에 전국 관공서에 걸려 있던 김대통령의 사진은 모두 내려져 소각됐다. 오후 5시5분 부인 손명순(孫命順)여사와 함께 청와대 본관을 출발한 김대통령은 상도동 사저까지 대통령 전용리무진 대신 예비차량인 벤츠승용차를 이용했다. 김대통령의 상도동행을 수행한 김용태(金瑢泰)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은 마이크로버스로 뒤따랐다. 사저에 이르는 길이 좁은 골목길이란 점도 감안했지만 그보다는 “퇴임행렬이 왜 요란하냐”는 비난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25일 오전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식에는 사비로 구입한 국산승용차 체어맨을 타고 간다. 김대통령은 당분간 칩거하며 산책과 회고록 집필 등에 몰두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 다녔던 충현교회도 작년말로 장로 정년(70세)이 돼 나가지 않고 가까운 교회에 다닐 예정이다. 김대통령이 전직대통령 예우법에 따라 지급받는 돈은 연금(6백2만원)과 사무실유지비 차량지원비 활동비 등을 합쳐 매월 1천87만원. 사무실은 별도로 내지 않을 생각이지만 김기수(金基洙)수행실장과 표양호(表良浩) 김상봉(金相鳳)비서관이 사저에서 공식비서로 보좌한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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