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이진영/『「꽃님이」는 싫습니다』

  • 입력 1998년 2월 9일 20시 15분


새 정부의 각료 인선을 앞두고 보건복지부와 환경부 직원들은 불만이 적지 않다. 부처 성격상 여성장관 기용설이 많이 나돌기 때문이다. “여성장관 하면 복지부부터 생각하는데 실상을 몰라서 하는 얘깁니다. 복지부처럼 이익집단이 많아 바람잘 날 없고 곳곳에 현안이 널려 있는 부처에는 뛰어다니며 일할 남자장관이 와야 합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아예 노골적이다. “꽃님이는 싫습니다. 구색을 맞추려면 국방부나 법무부처럼 화장만 고치고 앉아있어도 절로 굴러가는 곳이 낫지 않습니까.” 여성장관을 경험해본 환경부 직원들도 여성장관이 싫다는 반응이 많았다. “여성을, 그것도 업무와 관계없는 사람을 시키니까 환경 행정에 발전이 없는 겁니다. 환경이 중요하다면 힘이 될 사람을 시켜야죠.” 전문성만 있다면 여자도 괜찮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백명 중에서 한명 뽑는 것 하고 한명중에서 한명 뽑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유능한 인재를 뽑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한다.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다. 한국여성개발원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중 여성의 비율은 27.8%. 그러나 1급 이상 공무원 79명 가운데 여성은 단 1명이다. 국장급인 3급 이상은 1천34명중 여성이 14명. 국회의원도 2백99명 가운데 여성은 10명이다. 여성개발원 관계자는 “여성장관이 몇명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국회의원과 공무원의 여성할당제를 실시하고 여성의 발전을 막는 성차별의 사슬을 걷어내 미래의 여성장관을 키우는 것이 우선 할 일이다”고 말한다. 장관이 장관다워야지 ‘꽃님이’장관은 여자들도 싫다는 얘기다. 이진영<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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