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세 전망]뒤바뀐 지지순위…양자대결구도 뚜렷

  • 입력 1997년 11월 24일 20시 09분


후보등록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일제히 이번 대선이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후보와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 후보간의 양자대결 구도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는 현 시점에서 추세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일 뿐 고착화한 상황으로 보기는 힘들다. 3,4개월 동안 유력후보들의 지지율 곡선이 몇 차례나 엇갈려 왔던 점을 감안하면 남은 기간에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공식선거운동이 개시되면 뜻밖의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도 크다. 또 그에 따른 판세변화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각종 전화여론조사에서 아예 전화를 받지 않은 사람이 40%대에 이른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결과가 각 후보 진영이나 유권자들에게 주는 심리적 효과는 작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후보등록 이후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다는 점에서 이번 여론조사결과는 앞으로의 여론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관심의 초점은 급격히 3위로 처진 이인제(李仁濟)국민신당후보의 거취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다른 후보와의 연대냐, 불퇴전의 각오로 끝까지 싸우느냐로 집약된다. 현재로서는 끝까지 뛸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후보의 한 측근은 『젊고 미래가 있는 이후보가 도중에 포기하고 다른 후보와 연대한다는 것은 정치적 파산선고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후보의 지지율이 앞으로도 계속 떨어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한나라당이나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이후보가 더 버티기 힘든 지지율 한계를 10∼15%선으로 잡고 있다. 지지율이 그런 수준까지 떨어지면 우선 그의 주변사람들부터 떨어져 나가리라는 게 양 진영의 분석이다. 상황이 그렇게 될 경우를 가상한 이인제후보의 거취와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러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이후보가 연대를 고려할 때 이회창후보와 김대중후보 중 누구에게 기울지 속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후보가 양 후보 중 한 사람의 손을 들어준다면 그 파괴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양 진영 모두 이후보와의 연대를 내심 바라고 있으나 당장은 이후보가 다른 후보와 연대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3자대결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에는 이인제후보의 득표율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공산이 크다. 이회창 후보는 이인제 후보의 득표율이 낮을수록, 김대중 후보는 이인제 후보의 득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할 것이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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