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긴급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충남 목천 독립기념관에 도착, 충혼탑에 참배한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예상 외로 밝은 표정이었다.
참배를 마친 뒤 구내식당에서 수행의원들과 함께 점심을 한 이총재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잘 해야지』라며 결전을 각오한 듯한 말도 했다.
한 측근은 『이총재는 그동안 자신을 짓눌러온 모든 것을 던져버려 홀가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이총재가 기자회견 직전 발표문의 핵심을 직접 구술했다』면서 『이총재는 앞으로 벌어질 사태를 예감하고 마음을 비운 듯 했다』고 이총재의 심경을 전했다.
독립기념관에 이어 음성 꽃동네를 들른 이총재는 오웅진(吳雄鎭)신부와 원생들 앞에서 천주교 신자로서의 「신앙고백」을 통해 자신의 소회를 피력했다.
이총재는 『오늘 서울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 때문에 꼭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부러 내려왔다』고 한 뒤 『(정치에) 때묻어 지내다가 여기 와서 여러분을 보니 하느님이 저를 지켜주실 것이라는 소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갈 길이 어렵더라도 하느님이 도구로 쓰는 길이라면 도와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총재를 동행한 한 의원은 『이총재가 꽃동네를 찾은 것은 정치입문 당시의 마음을 다시 가다듬자는 취지』라며 『이제 우리는 가야할 길을 그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목천·음성〓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