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공약발표 이모저모]『정쟁서 정책으로』변신

  • 입력 1997년 10월 20일 20시 15분


비자금폭로정국이 잠시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와 국민신당(가칭)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는 20일 모처럼 경제와 정보화공약을 제시하며 정책대결을 벌였다. ○…신한국당 이회창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새 당사 8층 대회의실에서 「정보통신분야 실천약속」을 발표하고 퍼스널 컴퓨터를 직접 작동, 이날 개설한 자신의 홈페이지를 찾아가는 장면을 시연했다. 이에 앞서 이한동(李漢東)대표 김윤환(金潤煥) 박찬종(朴燦鍾) 김덕룡(金德龍)공동선대위원장은 당사 대표실에서 회의를 갖고 앞으로 정책제시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총재는 21일 국회대표연설을 통해 경제 안보 분야의 공약을 제시한 뒤 22일 SBS토론 등에서 각종 정책분야의 식견과 비전을 부각시킬 생각이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정책행보로의 전환이 국민회의측의 「정쟁 중지」 주장에 끌려가는 것처럼 비쳐질 것을 경계하면서 DJ비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지구전(持久戰)돌입태세를 갖추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신한국당이 이미 예고된 김대중총재의 기자회견에 맞대응하기 위해 긴급 당정회의와 정책발표회를 가졌다고 비난하면서도 정국이 정책대결로 전환되는 것을 반겼다.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당정이 일요일인 19일 증시부양책을 발표했지만 그 내용은 오늘 우리당이 제시한 정책의 일부분』이라며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졸속대응의 한계를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그래도 신한국당이 미미하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정책발표를 하는 등 정당다운 면모를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간부회의에서는 신한국당이 비자금공세로 재미를 보지 못하자 다시 용공음해를 개시할 것이라는 징후와 정보가 있다며 「용공음해대책위」를 상시 가동키로 했다. ○…국민신당도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이인제전경기지사 주재로 첫 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최근의 증시위기와 관련, 금융실명제보완 기업안정화기금조성 금융개혁과제 재검토 등 정책대안 발굴에 힘썼다. 이전지사는 회의를 끝낸 뒤 1시간여 동안 기자간담회를 갖고 강경식(姜慶植)경제팀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전지사는 『기업들이 흑자속에서 쓰러지는데도 장관이나 관료들이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한 뒤 『기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정부가 도와줘야 하며 기아경영진과 노조도 이에 승복해야 한다』는 「경쟁력강화 우선론」을 주장했다. 〈이원재·김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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