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파동」은 조순(趙淳)민주당총재,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 등 「제삼자」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우선 한동안 설왕설래되던 두 진영의 연합움직임이 주춤거리는 양상이다.
조총재는 비자금 공방으로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보고 「홀로서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참모진 중 연대론자들의 입김도 쑥 들어갔으며 노준찬(盧俊燦)총재비서실장 백기범(白基範)총괄특보 최병권(崔炳權)정책위부의장 등 조기 연대논의 반대론자들의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조총재는 11일 이전지사측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으나 선약을 이유로 거절했으며 신한국당의 서석재(徐錫宰)의원이 구상하는 「민주대연합(민주당―이인제신당―신한국당 비주류―국민통합추진회의)」에도 표면적으론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반면 이전지사측은 민주대연합에 적극적이다. 민주대연합의 산파역을 자임하는 서의원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이전지사는 지난 3일에 이어 8일에도 서의원의 자택을 방문,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 또 14일 창당준비위가 발족하면 합당자격을 갖추게 되기 때문에 민주당과의 합당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탈당이 임박한 서의원은 얼마 전 조총재로부터 「바둑회동」 제의를 받았으나 민주대연합의 기반조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인사들의 물밑접촉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달초부터 민주당의 강창성(姜昌成)총재권한대행 이부영(李富榮)부총재 제정구(諸廷坵)의원 등을 만났으며 최근에는 신한국당 비주류인사들을 규합하는데 주력하는 중이다.
〈이원재·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