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DJ기업비자금」폭로…『10개기업서 134억수수』

  • 입력 1997년 10월 10일 20시 27분


신한국당이 10일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에게 지난 92년 대선을 전후해 비자금을 제공했다는 기업들의 명단과 액수 등을 공개, 「폭로정국」의 파문이 재계로까지 확산되는 등 대선정국이 극도의 혼돈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신한국당이 조만간 근거자료제출과 함께 김총재를 검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경우 기업인들의 소환은 물론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92년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 문제도 본격 거론될 전망이다. 신한국당은 이날 김총재가 91년부터 93년까지 동아건설 삼성그룹 대우그룹 등 10개 대기업으로부터 모두 1백34억7천만원의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동아건설이 92년11월 62억5천만원을 당좌수표로 김총재에게 제공했고 삼성그룹은 92년2월에 10억원, 92년3월에 14억원 등 24억원을 김총재에게 제공했으며 이 자금은 전액 경수투자금융에서 인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변인은 『대우그룹은 92년8월 중순 20억원을 제공했으며 한창은 93년 5월 말경 김총재의 차남 홍업(弘業)씨 등에게 5억원을 제공했고 벽산개발은 92년 10월27일 김총재에게 4억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호건설은 91년5월 평민당에 2억2천만원을 제공했고 △진로그룹은 91년7월에 5억원 △풍성전기는 91년 6월에 5억원 △동현건설은 92년11월에 5억원 △대동건설은 91년11월에 2억원을 각각 김총재에게 줬다고 덧붙였다.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김총재를 검찰에 고발하는 문제와 관련, 『적절한 시기에 요건을 갖춰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강총장은 『김총재의 비자금관리인인 이형택(李亨澤)씨의 부친이자 김총재의 처남인 이강호(李康鎬)씨는 83세의 무직자인데도 90년12월부터 96년2월까지 32개 계좌에 무려 37억8천만원을 관리했다』며 이씨가 김총재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김총재는 부산방문 도중 폭로내용을 전해듣고 『완벽하게 조작된 파렴치한 행동』이라며 『야당을 하면서 경제인과 친지들에게서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경우든 대가있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총재는 『신한국당이 92년 김영삼후보의 대선자금과 97년 이회창(李會昌)후보의 경선자금에 대해 먼저 고백한다면 우리도 당당히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한국당이 정책대결을 통한 공명선거 분위기를 망치고 있고 검찰을 선거의 도구화하려고 획책하고 있다』면서 『신한국당의 이같이 부도덕하고 비애국적인 행동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국민의 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영묵·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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