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北 핵폐기물 반입』보도 거짓이길…

▼북한이 대만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핵폐기물을 대량으로 받아들여 매립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 1월이었다. 북한이 대만전력공사에서 반입하기로 한 핵폐기물은 자그마치 4만5천 드럼분. 우리나라가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해서 운영하기 시작한 때부터 95년말까지 발생한 전체 핵폐기물과 같은 양이다. 북한은 핵폐기물 매립규모를 15만 드럼분까지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대만에서 들여오기로 한 핵폐기물은 저준위로 농축폐액 폐수지 폐필터 부식성물질 등 그야말로 쓸모없는 쓰레기들이다. 그러나 아무리 저준위라고 해도 3백년은 지나야 방사능이 없어진다. 따라서 이는 한반도 전체의 장래에 관련된 심각한 문제다. 우리 정부와 환경단체들이 북한의 핵폐기물 수입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반대할 자격도 권한도 갖고 있다. ▼대만은 현재 6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중이고 82년 이래 저준위 핵폐기물 12만 드럼분을 외딴 섬인 란유도에 임시보관하고 있다. 해양투기를 위해서다. 그러나 해양처분은 국제적으로 금지돼 있는데다 란유도 주민들이 기형아출산 암사망 등 방사능오염 피해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대만 정부는 란유도의 모든 핵폐기물을 2002년까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마땅한 곳을 물색해왔다. ▼북한이 대만 핵폐기물을 반입하는 대가로 얼마를 받기로 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경제난 식량난이 심각하다고 해도 핵폐기물 같은 것을 함부로 들여올 일이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외국의 핵폐기물을 반입해 매립한 사례는 없다. 북한이 이달중 대만 핵폐기물 반입을 시작할 것이라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만약에 사실이라면 국제사회의 모든 힘을 동원해서 끝까지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