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박찬종고문 면담]朴씨『「李대표」 말도 안꺼냈다』

  • 입력 1997년 9월 1일 20시 50분


신한국당의 박찬종(朴燦鍾)고문은 1일 당총재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만나 현정국 상황과 경제위기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이날 회동은 먼저 당의 단합을 위해 협조할 것을 김대통령이 당부한 뒤 박고문이 주로 얘기를 하고 김대통령은 듣는 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족탕을 메뉴로 1시간10분 가량 진행된 오찬회동에서 김대통령은 『경선탈락 후보들은 경선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면서 『당의 결속과 화합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박고문은 『현재 신한국당은 금이 간 독에 테를 둘러놓은 형국이어서 과연 앞으로 물이 더 새지 않을지 걱정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당이 처한 위기는 불투명한 경선과정의 불공정성 문제와 후보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데서 온 불행한 사태로 총재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지혜를 모으고 결단해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박고문은 기아사태 등 경제난국에 관해 우려를 표시한 뒤 『당면 경제현안의 해결을 위해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건의를 했다고 밝혔다. 신한국당이 처한 위기상황에 관해 말이 이어지자 묵묵히 듣고만 있던 김대통령은 박고문이 농담을 건네며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제시하자 미소를 짓기도 했다는 것. ○…면담이 끝난 뒤 박고문은 「후보교체론」과 관련, 『「이대표」라는 명사조차 꺼내지 않았다』면서도 『김심(金心)이나 당심(黨心)보다는 천심에 바탕을 둔 민심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게 나의 신념』이라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이대표의 「대통합론」에 대해 『당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하는 것 같다』면서 비판했으며 김대통령이 『「이인제(李仁濟)지사 파일」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고문은 시종 밝은 표정으로 회동결과를 설명했으나 김대통령의 당부를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박고문은 『앞으로 낙동강의 발원지인 도산서원 부근에서 시작해 낙동강의 오염원 오염실태를 둘러본 뒤 4대강 유역을 계속 탐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영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