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는 최근 사석에서 신한국당경선과 관련한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신한국당 李壽成(이수성)고문이 탈당하면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와 손잡을 가능성이 반반이다』
이는 김총재가 신한국당경선이 갈수록 혼란에 빠져드는 것을 반기면서도 다른 한쪽으로는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또 김총재가 유독 이고문의 행보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총재는 이고문이 李在五(이재오)대변인을 통해 대신 밝힌 「중대결의」가 현재로서는 세간의 관측대로 전당대회연기 요구 등을 의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김총재는 여권이 분열되고 李會昌(이회창)고문이 대통령후보로 당선되면 이수성고문이 탈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김총재의 최대관심사는 이고문이 여권에서 떨어져 나올 경우 그 「행선지」가 어디냐 하는 것이다.
물론 신한국당경선결과 탈당가능성이 있는 또 다른 후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朴燦鍾(박찬종)고문 등은 탈당을 하더라도 김총재가 손해볼 일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총재는 이수성고문이 김종필총재와 몇차례나 골프회동을 갖는 등 비교적 잦은 접촉을 해온 것을 유념하고 있다. 즉, 김종필총재가 이른바 「보수대연합」을 내세워 이수성고문이나 李漢東(이한동)신한국당고문 등과 손잡을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는 것.
두 이고문이 김종필총재와의 회동을 전후해서 내각제개헌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사실이 이런 판단의 중요한 근거다.
이 경우 김대중총재는 대선승부의 관건으로 여기고 있는 야권후보단일화가 물건너갈 공산이 크기 때문에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정가에서는 김총재가 차선책으로 「3자필승론」「다자(多者)필승론」을 고려하고 있지 않느냐는 분석도 하고 있지만 이는 당내에서도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당내에서는 김총재가 김종필총재가 요구하는 「내각제수용」과 「15대국회내 개헌」을 조기에 수용, 후보단일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