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경부고속철 전면재검토』 한목소리

  • 입력 1997년 7월 7일 20시 05분


7일 열린 국회 건설교통위와 재정경제위에서는 공교롭게도 한 가지 문제를 놓고 소속 의원들이 부처 장관을 추궁하는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양 위원회의 도마에 오른 공통사안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혹평을 받고 있는 경부고속전철 공사문제. 야당은 물론 여당의원까지 가세, 공사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오전에 시작된 건설교통위에서 야당의원들은 일제히 『5조원에서 시작된 공사비가 18조원까지 급증했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공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자민련 李元範(이원범)의원은 李桓均(이환균)건설교통부장관이 대만의 예를 들며 공사 강행방침을 밝히자 『우리처럼 부실공사를 하는 나라가 세계에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회의 金琫鎬(김봉호)의원은 『근본적으로 문제를 재검토해 여러가지 방향으로 논의하고 국민의 합의를 도출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金明圭(김명규)의원은 『고속전철은 야당이 원래부터 반대하지 않았느냐』며 『장관은 무조건 건설해야 한다는데 지금은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개최해야할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장관은 답변에서 『오는 8월초까지 고속전철에 대한 종합보고서가 나오면 그 이후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답변했다. ○…오후에 시작된 재정경제위에서도 초점은 경부고속전철 공사였다. 먼저 민주당 諸廷坵(제정구)의원이 말문을 열었다. 제의원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공사를 왜 질질 끌고 있느냐』며 『예산권을 가진 재경원이 결말을 내라』고 다그쳤다. 신한국당 李雄熙(이웅희)의원도 『여당에 있으면서 고속전철문제를 봐주려고 애를 썼는데도 봐줄 수가 없다』며 『엉망진창인 공사비 집행을 부총리가 장기적 관점에서 원만하게 수습하라』고 가세했다. 자민련 李麟求(이인구)의원은 『일단 백지화시켜 놓고 새로 검토하겠다는 쪽으로 얘기를 해달라』며 姜慶植(강경식)부총리에게 아예 「정답」을 「강요」하기도 했다. 강부총리는 『얘기를 하려면 끝이 없어 더이상 말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곤혹스러운 듯 계속 웃기만 했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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