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아깝다 표밭』…지구당대회 참석여부 고심끝 포기

  • 입력 1997년 5월 31일 20시 13분


오는 4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신한국당 지구당 개편대회는 당내 경선주자들이 「대심(代心·대의원들의 마음)」을 낚을 수 있는 「황금어장」이다. 많은 경선주자들이 이 「황금어장」에 눈독을 들이면서도 사전선거운동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당헌 때문에 머뭇거리고 있다. 반면 李會昌(이회창)대표는 경선출마를 공식선언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당대표의 자격」으로 합법적으로 이 지구당 대회에 참석, 치사를 하고 약간의 「하사금」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대표는 이같은 「대표 프리미엄」을 마음껏 누리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먼저 전국 2백53개 지구당개편대회를 일주일안에 다 가볼 수는 없다. 하루 30개소 이상을 돌아야 하는데 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 따라서 이대표측은 특정 지구당을 선별, 참석할 수밖에 없는 데 이럴 경우 잡음이 날 게 뻔하다. 이 뿐만 아니다. 朴燦鍾(박찬종)고문 金德龍(김덕룡)의원 등 다른 경선주자들이 경선공정성 시비의 핵심으로 이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이대표는 지구당 대회에 참석하지 않고 대신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시 도지부 개편대회에만 참석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다. 그러나 똑같은 논리로 다른 경선주자들의 공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역시 「불참」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특히 이대표는 다른 경선주자들의 「대표직 사퇴」공세에 밀려 현재 「외로운 섬」과 같은 신세다. 31일 당내 경선주자 회동에서도 『대표직에서 물러나라』는 다른 주자들의 파상적인 공세에 직면했다. 이대표측은 「떼밀려서」 대표직을 물러나면 망한다는 판단 때문에 대표직 사퇴 시기를 조절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지구당 대회는 물론, 시 도지부 대회라는 「노루목」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최영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