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7월 競選」굳어졌나]박관용총장『8월초엔 휴가나…』

  • 입력 1997년 5월 3일 21시 42분


신한국당의 朴寬用(박관용)사무총장은 3일 기자들에게 불쑥 여름휴가 얘기를 꺼냈다. 『늦어도 8월초에는 휴가를 가야겠다』는 게 박총장의 얘기였다. 당의 대통령선거 정치일정을 관장하는 박총장이 8월초에 휴가를 가야겠다는 것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늦어도 7월말까지」 치러내겠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박총장이 여름휴가 얘기를 빌려 경선시기를 둘러싼 대선예비주자들간의 논란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당지도부는 「당헌당규개정특위」(위원장 李世基·이세기)는 늦어도 오는 20일까지는 대선후보 경선안을 마련한 뒤 5월말이나 6월초쯤 전국위원회를 소집, 경선안을 확정짓는다는 방침이다. 이는 7월말 이전에 대선후보선출 전당대회 절차를 모두 마치기 위한 일정으로 보여진다. 박총장은 『李會昌(이회창)대표측의 「7월 중순 전당대회안」에 반대해오던 朴燦鍾(박찬종)고문이나 金德龍(김덕룡)의원을 만나보니 시간을 달라는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실제로 그동안 이대표측에 대해 강한 반발을 보여왔던 민주계도 최근 연이은 중진회동을 통해 『전당대회 시기문제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논란의 초점은 이대표의 대표직 유지 여부로 옮겨지는 양상이다. 이대표는 지난 1일 시민과의 토론회에서도 『대표직을 가지고 있는 게 반드시 유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표직과 경선공정성 문제는 전혀 별개라는 게 이대표의 주장이다. 이 문제와 관련, 박총장은 이날 「사무총장 중심의 경선관리체제」를 강조했다. 물론 이 대목은 그동안 박총장이 계속 주장해온 지론이다. 그러나 현상황에 비추어 박총장의 이 얘기에 함축된 의미를 둘러싸고 당내에서는 두 갈래의 해석이 나온다. 첫째는 「대표의 경선관여를 차단하고 총장이 공정경선을 책임지면 대표가 꼭 사퇴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풀이다. 이대표도 요즘 『나는 경선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말을 부쩍 자주 내비치고 있다. 반대로 박총장이 「이대표의 대표직 사퇴→총장의 대표직무대행안」까지 상정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대두된다. 아무튼 이 문제를 둘러싼 다른 예비주자들의 「시비」는 날로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 이 문제는 또 신한국당이 대선후보 경선을 순조롭게 치러내느냐, 아니면 격화되는 내분속에 파경(破鏡)을 맞느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임에 틀림없다. 이대표측이나 「반(反)이회창캠프」쪽이나 승부수로 보기 때문이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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