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赤대표 북경회담…南 전달방법－北 지원규모 관심

대한적십자사(총재 姜英勳·강영훈)와 북한적십자회(위원장 대리 李成鎬·이성호)는 3일 오후 중국 북경(北京)시내 샹그릴라(香格里拉)호텔에서 대표접촉을 갖고 민간차원의 대북지원 식량 등을 직접 전달하기 위한 절차문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 양측은 이날 접촉에서 한적이 북한 식량난 해소를 돕기 위해 북적측에 지원하는 물자의 전달경로를 외국경유가 아닌 한반도내로 개선하는 방안을 비롯, 인수절차와 분배의 투명성 보장문제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한적은 이번 접촉의 주요의제를 「남북적십자간 물품의 직접전달 문제」로 국한할 것을 주장했으나 북적은 84년 북한측의 수재물자 지원선례를 들어 한적측이 향후 지원할 품목의 종류와 규모, 시기 등에 대해 먼저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차문제에 있어서도 한적은 △지원물품의 원산지 표시 및 포장지에 한적마크 부착 △판문점을 통한 육로 및 기존의 인천항∼남포항 노선외에 해로(海路)의 추가확보 △한적 요원 또는 북한에 상주중인 국제기구 요원들에 의한 분배과정 및 결과 확인 △제공자가 선정하는 지역에 대한 물자분배 등을 제시했다. 북적측은 직접 지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했으나 포장지에 원산지 표시 문제와 판문점을 이용한 육로의 추가, 한적요원의 분배과정 참여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날 접촉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함에 따라 조만간 실무자급 막후접촉을 갖고 다음번 접촉 일정을 정해 다시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접촉에 한적측에서는 李柄雄(이병웅) 사무총장을 비롯해 趙明均(조명균) 金狀均(김상균) 긴급구호위원이, 북적에서는 백용호 서기장과 정영춘 김성림 큰물피해복구위원이 각각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북경〓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