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총재 「TK의원 껴안기」…박철언부총재와 단독요담

  • 입력 1997년 4월 28일 20시 25분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가 최근 당내 대구 경북(TK)세력들이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자 「TK 다독거리기」에 나섰다. 김총재는 28일 오후 TK의원들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朴哲彦(박철언)부총재를 당사로 불러 1시간여동안 단독요담을 가졌다. 그동안 당운영과 관련, 주류측과 잦은 의견대립을 보여 소원했던 박부총재를 직접 만나 당운영에 협조해줄 것을 설득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김총재는 당내 TK의원들의 동향에 상당한 「경계심」을 가져왔다. TK의원들이 야권후보 단일화의 조기 원칙합의를 내세우며 주류측을 압박하면서 박부총재에게 국민회의측과도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양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朴泰俊(박태준)전포철회장의 포항북구 출마설 또한 TK의원들을 동요시키고 있다. 이날 요담을 마친 뒤 박부총재는 『유익한 대화를 충분히 나눴다』면서 더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김총재는 주로 박부총재의 주장을 청취하면서 『TK의원들의 움직임이 당내 화합을 깨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안된다』며 당내화합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부총재는 『다소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분파를 만든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도 야권후보 단일화와 당운영 쇄신책 등 자신의 지론을 분명하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부총재는 평소 『양김이 시간만 끌고 단일화를 안한다면 이는 결국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밖에 안되지 않느냐』며 양당이 5월까지는 단일화의 시기와 방법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물론 단일화가 안됐을 경우의 「독자행보」도 염두에 둔 것이다. 따라서 이날 대좌(對坐)를 계기로 당장 두 사람이 하나의 목소리와 생각으로 모아질 것 같지는 않다. 박부총재는 일단 당내에서 자신의 주장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킨 뒤 5월초쯤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측과도 접촉을 갖고 나름의 「중재역할」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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