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만난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54)은 우표를 이 같이 정의했다. 김 본부장의 ‘우표 예찬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우표는 나라와 시대별로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며 “우편이 가장 중요한 통신수단이었을 때 우표는 글로벌 문화교류의 첨병역할도 했다”고 말했다.
1840년 영국에서 탄생한 우표는 세계 통신문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어떤 이는 인류가 창조한 최고의 유산 중 하나로 꼽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우정총국이 창설된 1884년 ‘문위(文位)우표’가 발행된 뒤 수많은 우표들이 탄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휴대전화 e메일 문자메시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밀려 개인 우편물이 급감하고 있다. 당연히 우표에 대한 관심도 멀어졌다. 전문 우표 수집가들마저 자취를 감춘 상태다.
김 본부장은 “요즘 우편으로 청첩장을 받는 경우가 절반밖에 안 된다”며 “50대인 친구들조차 SNS로 자녀 결혼 소식을 전해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정사업본부로서는 기록의 가치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다양한 우표를 발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일반우표와 기념우표 모두 사가는 사람들이 없어 재고만 쌓이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때문에 우본은 최근 대학 내 우체국 114곳 중 100곳을 없애는 등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7~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4 세계우표전시회’에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 1984년 1994년 2002년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가 ‘편지’나 ‘우표’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68개국에서 519개 작품(20여만 장)의 우표가 출품된다. 인쇄 과정에서 비행기가 거꾸로 인쇄돼 유명해진 ‘뒤집힌 제니’(1918년·미국·평가가치 약 15억 원), 중국 최초의 발행 우표를 9장이나 붙여 발송된 ‘캐롤라인 공작부인 봉투’(1878년·중국·약 20억 원) 등 희귀 작품들도 전시된다.
김 본부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표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높아진다면 대만족”이라며 “하나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이를 계기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편지 쓰기’ 문화가 빠르게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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