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에모토 “K팝가수 돼 ‘한일의 우정’ 노래하고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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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번 좌절 끝 ‘K팝 월드’ 최우수상… 스에모토 “내년 한국 오디션 도전”

“전 세계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제가 수상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제 꿈에 한발 더 다가간 것 같습니다.”

‘K팝 월드 페스티벌 2013’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스에모토 아스카(末元明日香·23·여·사진) 씨는 12일 도쿄(東京) 시내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세 번째인 K팝 월드 페스티벌에는 43개국에서 6만여 명이 참여했다. 예선을 통과한 15개국 48명의 대표들은 지난달 20일 한국에서 본선대회를 치렀고 2NE1의 ‘아이 러브 유’를 노래한 일본 대표 스에모토 씨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곧잘 노래를 불렀던 스에모토 씨는 가수를 꿈꿔왔다. 그러다 고교 1학년 때 그룹 빅뱅의 공연을 유튜브에서 본 뒤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그는 K팝 가수와 함께 노래 부르는 것을 꿈꾸고 살았다.

당장 노래학원을 다니려 했지만 어머니가 딸의 가수 도전을 반대했다. “한사코 가수가 되겠다면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스에모토 씨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매달 4만7000엔(약 51만 원)에 이르는 학원비를 충당했다.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어 공부도 시작했다.

하지만 수십 번 봤던 가수 오디션에서 모두 떨어졌다. 한국 케이블TV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일본 편에서 최종 무대에 갔지만 결국 낙방했다. 어느덧 나이는 23세. ‘아르바이트 인생’으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혼자서 울기도 했다. 그러나 K팝 월드 페스티벌의 수상이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줬다. 스에모토 씨는 상금 500만 원에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모아 내년 봄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싸늘했던 엄마도 요즘 마음으로 응원해주는 눈치다.

“고향인 오사카(大阪)의 초등학교에 재일 한국인이 많아요. 그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케이팝 가수와 함께 노래하는 일본인 가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노래로 양국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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