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이 피고인에게 막말을 퍼붓는 판사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 대법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법원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 통탄스럽다. 전체 법관의 명예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최모 부장판사는 지난해 말 피고인에게 “초등학교 나왔죠? 부인은 대학 나왔는데 마약 먹여서 결혼한 것 아니에요?”라고 말한 사실이 최근 알려져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양 대법원장은 “법관의 업무 부담도 원인이겠지만, 변명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실수에 대해서는 (해당 판사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한다는 게 저를 비롯한 법관들의 생각이다”라고 했다. 현직 대법원장이 언론인과의 토론회에 참석한 것은 사법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국민의 신뢰 회복’을 거듭 강조했다.
최모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가 최근 페이스북에 김병관 국방부 장관 임명 반대 글을 올리는 등 법조인이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양 대법원장은 “법관도 사적으로 정치적 견해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법관은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기 때문에 외관상으로도 공정하게 보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대법원은 21일 공개변론을 처음으로 중계방송한다. 이날 오후 2시 반부터 대법원 홈페이지와 네이버를 통해 생중계한다. 양 대법원장은 “법원 재판 과정 전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신뢰를 높이기 위한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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