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투병 이현경양 “외교관 언니 오빠 만나고 싶어”
사연 들은 외교부, 李양 초청… 김성환 장관 등 내일 만남
“외교관 언니, 오빠들을 만나고 싶어요.”
3년째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15세 소녀 이현경 양은 얼마 전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조심스레 자신의 소원을 말했다. 이 재단이 소아암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희망 메이커’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17일 외교통상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양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9년 갑작스레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당시부터 상태가 심각해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이 양은 고통스러운 항암치료와 이식 수술을 받았다. 오랜 기간 항암제를 복용한 탓에 부작용으로 심한 당뇨병까지 생겼다. 장이 세균에 감염돼 장기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고 최근에는 폐경 증상까지 나타났다.
어묵과 붕어빵 장사 등 노점상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리던 아버지 이준희 씨(47)는 이 양의 간호를 위해 노점상을 그만둬야 했다. 이 양의 어머니는 이 양이 세 살 때 집을 나갔다고 한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이 양 가족은 매달 정부가 지원하는 60만 원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 이 씨가 오랫동안 앓아온 당뇨병도 악화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오랜 병마와 싸운 탓에 생긴 우울증으로 고생하다 심리치료를 받은 이 양에게 최근 꿈이 생겼다. 외교관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 양은 외교관이 돼 세계 곳곳의 몸이 아픈 어린이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한다. 비록 학교는 가지 못하지만 혼자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이런 이 양의 안타까운 사연과 당찬 꿈은 지난달 백혈병어린이재단 관계자와 친분이 있는 외교부 직원을 통해 외교부에 알려졌다.
외교부는 19일 오후 이 양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청했다. 이에 앞서 외교부는 이 양에게 외교관 생활을 진솔하게 들려줄 자원자를 모집했다. 애초 1명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지원자가 몰려 남성과 여성 외교관 2명을 선발했다. 학교를 가지 못하는 이 양이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도록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동영상 학습기를 선물로 마련했다. 김성환 장관도 직접 이 양을 만나기로 했다. 이 양의 오랜 소원이 드디어 이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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