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5개월’ 무사고 헬기 조종

  • 입력 2008년 4월 3일 03시 01분


정형섭 비행교관이 1일 육군항공학교에서 1만2000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세운 뒤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 육군
정형섭 비행교관이 1일 육군항공학교에서 1만2000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세운 뒤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 육군
헬기 조종을 담당하는 육군 항공분야에서 최장 무사고 비행 기록이 세워졌다.

육군항공학교 제2비행교육대대 소속 정형섭(58·4급 군무원) 비행교관이 최근 1만2000시간의 무사고 비행 기록을 수립한 것.

정 교관이 1973년 10월부터 35년 5개월 만에 달성한 이 기록은 육군 헬기 조종사를 통틀어 최고 기록이다.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500일 이상을 비행한 셈이고, 거리로 환산하면 지구 둘레를 약 160km 속도로 53차례 돈 것과 같다고 육군은 설명했다.

3사 6기로 군에 들어와 헬기 조종사로 활동해 온 정 교관은 1986년 3월 대위로 전역한 뒤에도 군무원 신분으로 육군항공학교의 비행교관을 맡아 600여 명의 조종사를 양성한 육군항공의 ‘산증인’.

또 UH-1H 다목적 헬기, AH-1S 코브라 공격 헬기 등 육군이 운용 중인 모든 기종을 능수능란하게 조종하는 베테랑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정 교관은 비행교관과 표준교관 조종사로 최고 수준의 비행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후배 조종사들에게 무사고 비행의 ‘노하우’를 전수했다고 육군은 덧붙였다.

정 교관은 “비행교육 도중 헬기 엔진이 고장 나 비상 착륙을 하는 등 위험한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다”며 “조종법을 가르치며 함께 비행했던 많은 후배가 군과 민간 항공사에서 기장으로 활동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올해 6월 말 정년으로 군문을 떠나는 정 교관은 이날 육군항공학교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조종간을 놓는 순간까지 후배 조종사 양성과 안전 비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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