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간 이식한 해군 병사 효행 감동

  • 입력 2007년 9월 2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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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이식한 해군 병사의 효행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해군 작전사령부 소속 9000t 급 군수지원함인 대청함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형준(21) 일병. 김 일병의 부친인 김영빈(52) 씨는 2년 전 발병한 간암의 치료를 받아오다 6월 병세가 악화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병원 진단 결과 김 씨는 간 이식을 받지 않으면 더 이상 삶을 이어가기 힘든 상태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병세를 전해들은 김 일병은 스스럼없이 자신의 간을 이식하겠다고 결심한 뒤 부대 측의 배려로 병원을 방문해 조직검사를 한 결과 이식 적합 판정을 받았다.

김 씨와 김 일병은 지난달 20일 나란히 수술대에 올라 10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성공리에 끝내고 현재 병상에서 회복 중이다.

김 일병은 "아들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라며 "수술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회복실에서 아버지의 따뜻한 손을 잡는 순간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 일병의 효행은 부대에도 알려져 동료 장병들은 모금활동을 벌여 100여만 원을 치료비로 전달하는 한편 격려편지와 헌혈증 모으기 운동으로 김 일병을 후원했다.

김 일병의 어머니 이재형(49) 씨는 "부대 측의 지원에 감사드린다. 동료 장병들의 관심과 후원으로 남편과 아들이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대청함장인 이홍길(47·해사 37기) 대령은 "김 일병은 평소 성실한 병영 생활로 모범 병사로 인정받고 있다"며 "효심을 실천한 김 일병은 동료 장병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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