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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0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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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PIFF) 개막작인 ‘쓰리 타임즈’를 연출한 대만의 거장 허우샤오셴(侯孝賢·58·사진) 감독.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메가박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김동호(金東虎·68) 영화제 집행위원장과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허우 감독은 1980년대 대만 뉴웨이브 영화의 선두주자. 1989년 ‘비정성시’로 ‘역사와 인간과 영화미학이 완벽하게 만났다’는 평을 들으며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그는 동시대인들의 자화상과 그들에 대한 애정을 영화 속에 담아 왔다.
‘쓰리 타임즈’는 1911, 1966, 2005년 서로 다른 시공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젊은이들의 삼색 사랑을 담은 영화다. 그는 “사회적 배경이 달라지면서 두 남녀가 나누는 사랑의 방식 또한 달라진다는 사실을 추적하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버전을 자꾸 바꿔서 그런지 제 별명이 ‘100번 변하는 허우샤오셴’이에요(웃음). 관객은 이런 저를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감독의 눈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들어오면 주저하지 말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PIFF에 출품된 것이 최신 버전입니다.”
그는 이제 PIFF와의 인연을 떼려야 뗄 수 없을 것 같다. 2001년 심사위원장을 지냈고 지난해에는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올해 PIFF가 선보인 가장 의욕적인 이벤트인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에선 초대 교장까지 맡았다. AFA는 아시아 전역의 유망한 영화학도들을 초청해 토론하고 교육하는 자리다.
부산=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허우샤오셴 감독의 부산 인연: 2001년 심사위원장, 작년 아시아영화인상, 올해 아카데미 초대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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