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 명파초등교 전교생 31명 서울 나들이

  • 입력 2003년 10월 29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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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31명이 서울 나들이에 나선 명파초등학교 학생들이 28일 경복궁을 찾았다. 근정문 앞에 모여 환하게 웃으며 단체사진을 찍는 모습이 해맑아 보인다. -박주일기자
전교생 31명이 서울 나들이에 나선 명파초등학교 학생들이 28일 경복궁을 찾았다. 근정문 앞에 모여 환하게 웃으며 단체사진을 찍는 모습이 해맑아 보인다. -박주일기자

바닷가의 작은 마을에 살다가 서울에 처음 와 본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신기한 것은 무엇일까? 놀이기구, 63빌딩? 정답은 교통체증이다.

강원 고성군 현내면의 명파초교 전교생이 국민관광상품권 판매업체인 코리아트래블즈의 초청으로 28, 29일 이틀간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전교생이라 해봐야 고작 31명으로 웬만한 도시 학교의 한 학급 규모보다도 적다. 명파초교는 우리나라 최북단에 있는 학교다. 인솔교사인 태병일씨(45)는 “5, 6년 전만 해도 민간통제선 안에 포함돼 출입조차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급생들은 한두 번 서울에 온 적이 있지만 1∼3학년 하급생들은 대부분 이번이 첫 방문. 6학년 최해순양(12)의 손을 꼭 잡은 함지현양(8)은 모기만한 목소리로 “놀이기구 타는 게 제일 재미있었다”고 말하고는 최양 뒤로 숨어버렸다.

아이들은 예상 외로 서울의 교통체증을 가장 신기해했다. 물론 자동차는 자주 보았지만 차들이 몰려 길이 막히는 것은 낯선 경험이기 때문.

태 교사는 “(교통체증이) 뭔지는 알지만 직접 경험한 건 처음이라 아이들이 놀라워했다”며 “몇몇은 지하도나 지하철도 처음 보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산골 출신이라 세상물정에 어두울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대부분 아이들의 집에는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가 설치돼 있어 정보력은 웬만한 도시아이들 못지않다. 맏형 격인 최종관군(12)도 “그래픽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며 ‘e세대’다운 포부를 밝혔다.

학생들은 28일 잠실롯데월드와 경복궁, 뮤지컬 공연 ‘도깨비 스톰’을 관람하고 29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양식 식사예절을 배운 뒤 돌아갔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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