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새내각/인터뷰]김종필 국무총리서리

  • 입력 1998년 3월 3일 20시 15분


김종필(金鍾泌·JP)국무총리서리는 3일 청와대의 임명발표 직후 자민련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굳게 닫았던 말문을 열었다. 야당의 ‘총리서리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움직임 등 곳곳에 암초가 널렸지만 그는 괘념치 않는 듯 짐짓 환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국회의 인준 무산으로 ‘서리’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를 단 채 23년만에 총리직에 복귀했지만 그런 난제엔 대답하지 않고 “총리로서 지쳐있는 국민을 편안하게 모시는 일을 하겠다”고만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총리서리에 임명됐는데….

“우여곡절? 글쎄…, 어제까지 있었던 일은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다. 서리이건 아니건 나 자신의 호불호(好不好)와 상관없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야당의 태도에 대해….

“나라가 어렵다. 당차원이 아닌, 국가차원에서 생각해주는 바람직한 정치관을 가졌으면 좋겠다.”

―내각을 어떻게 이끌 생각인가.

“장관들이 맡은 부를 책임지고 100%독단을 발휘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잘하면 상 주고 잘못하면 책임지는 책임행정을 구현하겠다.”

―역점분야는….

“경제다. 경제를 일으켜 국민이 허리를 펼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다. 우리 의식구조와 사회분위기를 바꿔야 하므로 교육이 중요하고 쾌적한 환경도 중요하다. 안보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공동정부운영협의회 의장도 맡게 되는데….

“공동정부라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국민회의는 국민회의고, 자민련은 자민련이다. 정당차원에서 대립하는 일도 있을 것이고 그것을 조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기능을 발휘해보자는 것이다.”

―대통령과의 관계는….

“우리나라는 대통령중심제다. 대통령을 잘 보좌하는 것도 총리가 할 일이다. 총리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해 국민의 신뢰를 보태주고 편안한 정치가 되도록 하겠다.”

―20여년전 ‘허세총리’에서 이제 ‘실세총리’가 된 것인가.

“그때 내가 왜 허세였느냐. 신문을 찾아보라. 실세라느니 하는 그런 소리는 붙일 이유가 없다.”

―‘경제를 모르는 총리’라고도 하는데….

“경제를 잘 안다는 사람이 하는 것을 봤지만 뭐를 잘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나도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오는데 크건 작건 경제문제를 다룬 사람이다.”

―과거 개발시대와는 다른 경제정책이 필요할 텐데….

“개발시대에서 다섯번이나 5개년계획을 세워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다음 단계는 시장경제와 자유경제 영역이다. 길게 볼 때 지금은 전환기다. 그래서 굳건히 다져 토양화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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