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대통령의 핵심 개혁 과제다. 그런데 광복 직후 만들어진 지금의 교육 이념과 체제로는 지역대학을 살리고 미래 인재를 키우겠다는 개혁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우리 교육을 근본부터 바꾸어 다양한 분야의 창의적 인재를 키워야 한다. 학제 개편과 입시 개혁이 그 출발점이다.
안타깝지만 교육입국(敎育立國)인 대한민국은 ‘수능 공화국’으로 변질됐다. 중등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가능성 발굴보다 수능 출제 과목에만 집중한다. ‘우등생은 머리가 좋은 학생이니, 공부만 잘하면 평생이 보장된다’는 고정관념이 아이들에게 지나친 우월감 또는 씻기 힘든 열등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자녀의 성적과 입시에 모든 것을 건 부모들은 사교육비 지출에 허덕이고, 양육비 부담에 신혼부부는 출산조차 주저한다.
사람의 재능은 성적과 수능 결과로만 평가될 수 없다. 입시 중시 교육은 학교 부적응, 공교육 약화, 의대 및 법학전문대학원 쏠림, 그리고 재수생 증가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양산했다. 회사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명문대 출신 청년이나 기초학력이 부족한 대학원 신입생이 얼마나 많은가! 국어, 영어, 수학 등 수능 기초과목을 절대평가 하고, 20분의 수시 면접 방식을 아무리 바꾼들 부작용은 없어지지 않는다. 해결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에서 다양성이 확보되고 피교육자의 자유 의지가 존중돼, 학생과 학부모의 배움을 돕는 권리를 교육이 보장해야 한다. 중고교를 6년 통합 과정으로 묶고 2년마다 부모, 교사, 학생이 함께 학습 방향과 진로를 선택하게 하자. 다양한 전문과정을 하나의 학교에 설치해 학생이 흥미대로 교과목을 선택하며 재능을 개발하면 좋을 것 같다.
수능에서 기초교과 성취도는 절대평가로 하되 학생이 선택 가능한 과목을 대폭 늘리자. 고교학점제 정착과 사범대의 역할 강화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대학의 계열·전공별 수시 방식을 다양화하여 난이도를 조절하면 변별력도 확보된다. 수능을 연 3, 4회 실시하면 학생이 단 한 번 실수로 자신의 꿈을 접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인성교육과 기초교육 강화가 전제조건이다.
출산 감소로 여유가 생긴 중등 재정은 아이들의 적성 개발과 부모들의 사교육 부담 해소에 쓰였으면 한다. 학교에서 가꿀 수 없는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지역 및 기업이 연계해 학교 밖에서 키우면 어떨까? 그렇게 성장한 마이스터에게 고소득 취업을 보장한다면 개개인의 재능 발굴은 물론이고 지역 활성화와 기업 구인난 해소, 그리고 재수생 감소 등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지방 명문학교는 기숙형 진로탐색 학교로 운영하고, 지역균형 선발을 더욱 강화하자. 수도권 역차별 논쟁이 발생하겠지만, 명문교나 유명 학원의 지방 이전이 촉발돼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의 핵심을 지방대 학생의 등록금·수업료 면제와 심화교육, 그리고 교수의 연구역량 강화에 두어야 한다. 학생들이 기회를 좇아 지방의 중등학교나 대학교로 진학하면 균형 발전에 큰 힘이 된다.
1975년 87만 명에 달했던 출생아 수가 50년 후인 2025년 25만8000여 명으로 70%가량 줄었다.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이 개인과 나라의 발전에 꼭 필요한 지금, 우리 모두 새로운 교육에 대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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