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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北, 日 넘어 괌 타격 위협… 무모함 꺾을 확장억제력 보여줄 때

입력 2022-10-05 00:00업데이트 2022-10-0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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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4일 오전 7시 23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지 약 10시간 뒤인 오후 5시경 우리 군 F-15K 전투기가 전북 군산 앞바다의 직도사격장 내 가상 표적을 향해 정밀유도폭탄인 공대지 합동직격탄(JDAM) 2발을 발사하고 있다.
북한이 어제 오전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고도 970km로 4500km를 날아 일본 열도 넘어 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 오키나와의 주일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미국 전략자산의 발진 기지인 괌까지 때릴 수 있는 거리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은 2017년 9월 이후 5년 만이다. 일본은 경보를 발령하고 일부 지역에 대피 지시를 내렸다. 한미는 전투기 8대를 동원해 연합 공격편대비행과 정밀폭격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열흘 사이 다섯 번째인 이번 중거리미사일 도발은 일본과 미국까지 위협한 무력시위라는 점에서 이제 한반도를 넘어 본격적인 전략 도발에 나서겠다는 북한의 협박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앞선 네 차례의 단거리미사일 도발과 달리 이번에 북한은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될 미군 증원 전력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특히 괌에 배치된 B-52 전략폭격기 같은 전략자산은 대북 확장억제를 위한 핵심 전력이다. 한국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시험대에 올리면서 동맹 간 균열을 노리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북한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7차 핵실험 단행으로 도발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5년 전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로 몰아넣은 ‘화염과 분노’의 극한 대결 국면을 재연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지 않는 사실상의 핵보유국, 즉 인도 파키스탄 같은 지위를 굳히고 북-미 대화를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협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속셈도 깔려 있다.

이처럼 긴장을 높여 가는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는 5년 전보다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당시만 해도 중국까지 대북제재에 찬성하며 김정은 정권을 압박했지만, 지금은 중국 러시아가 제재 전선에서 이탈했다. 북한은 오히려 중-러의 비호 아래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그렇다고 과민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 한층 실행력을 높인 확장억제력, 즉 핵과 재래식 첨단전력을 동원한 압도적인 대응력을 과시하면서 북한 스스로 무모한 도발 충동을 꺾도록 만들어야 한다. 차분히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확장억제 가동 태세를 면밀히 점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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