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종부세 개편, 정치논리 배제해야 ‘냉탕온탕’ 혼선 피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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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14일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기획재정부가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줄여주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이달 21일 발표할 예정이다. 다주택자 대상 종부세 중과세율을 폐지하고,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으려 한 부동산정책 기조를 대폭 수정한다는 것이다.

종부세는 노무현 정부 당시 집값 급등으로 무주택자의 분노가 극에 달하자 다주택자를 잠재적 투기세력으로 보고 2005년 도입한 수요억제 정책이다.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확대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초유의 종부세 제도로 정책 실패의 책임을 다주택자에게 전가하려 했다. 그러고도 집값을 잡지는 못했다. 이후 17년 동안 종부세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20차례 이상 법령 개정을 거치며 냉탕과 온탕을 오락가락했다.

현 정부가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세율을 폐지하려는 것은 집값은 잡히지 않고 형평성 논란만 커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고가 주택 1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저가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사람이 더 높은 세율을 부담하는 구조에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일거에 폐지하고 종부세를 원상 복구할 경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갭투자로 주택을 여러 채 매집한 투기세력이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동일한 잣대로 과세한다면 실수요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종부세가 애초 정치적 목적을 갖고 급조된 만큼 제도 자체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한둘이 아니다. 과세 대상이 일부 고소득층에 국한될 것이라고 했지만 지난해 종부세 납부자는 100만 명을 넘었다. 부자 과세가 아니라 중산층 과세가 된 지 오래다. 종부세 과표 구간이 신설, 개편되면서 세법이 복잡해지고 1주택자의 세 부담까지 커졌다. 무엇보다 종부세와 재산세는 모두 같은 보유세인데도 전혀 다른 기준과 방식으로 과세되고 있다.

현 정부의 종부세 관련 공론화 작업이라고는 지난달 말 열린 공청회가 전부다. 정부가 면밀한 검토 없이 정책 뒤집기에만 급급해한다면 지난 정권의 부동산대책 실패를 부각하려 무리수를 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종부세 개편이 정치논리에 휘둘리게 되면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제대로 출발도 하기 전에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종부세 개편#냉탕온탕 혼선#정치논리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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