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청 신설 필요하다[기고/안영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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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수 한국항공전략연구원장
안영수 한국항공전략연구원장
항공기 산업은 첨단 융복합 산업이자 높은 기술·파급 효과와 민군 기술 겸용성, 고부가가치 및 고급 일자리 창출 효과로 일찍이 주요 선진국 정부는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생산·수출·이익·고용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민항기 부품 수출은 2년 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으며, 완제기 수출도 수년째 부진하다. 군 수요 등 내수로 생산의 일부를 수용하고 있으나, 산업 성장 견인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2020년 국내 항공기 산업의 생산 및 수출은 각각 전년 대비 약 18.7%, 42.2%가 감소한 49억 달러, 16억3000달러에 그쳤다. 수출 비중은 33.3%로 전년 대비 13.5% 감소해, 생산액 감소와 더불어 내수형 산업구조로 전환됐다. 고용 규모도 1만7300명에 불과하다. 작년도 마찬가지다. 국내 항공기 산업 생산의 45∼50%를 차지하는 핵심 주도 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난해 생산 및 수출은 각각 전년 대비 9.3%, 22%씩 감소했다. 다행히 군용 완제기 수출 수주액은 7700억 원으로 수년간의 수주 가뭄에서 벗어났다. 국내 생산의 약 35%인 대한항공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KAI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기 산업의 구조적 취약점은 저조한 생산 규모에 따른 규모의 경제 미흡과 핵심 주도 기업의 경쟁력 열위, 그리고 구조적 무역수지 적자 지속에 있다. 2020년 기준 50억 달러 미만의 산업 규모는 세계 20위권 항공우주기업의 매출액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1위 기업인 KAI는 글로벌 33위로서 아시아 1위 기업인 일본 미쓰비시중공업(16위) 매출액의 36.4%에 불과하고, 인도 기업 HAL(31위)에도 뒤진다. 우리 경제의 비약적 발전에 따른 민수 시장의 급성장과, 세계 8위권의 국방비 지출로 대규모 항공기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대부분은 수입되고 있다. 내수 시장의 산업 발전 연계 실패는 수입의존적 구조 심화와 산업 경쟁력 약화를 낳았다. 산업 정책의 실패는 미래 첨단 산업으로의 고도화와 선진형 산업 구조에 의한 고급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요소다.

선진형 산업구조의 최우선 조건은 생산 200억 달러 등 양적 규모의 확대다. 기존의 연구개발(R&D)·내수 중심에서, 선진국들처럼 핵심 주도 기업 중심의 발전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보잉·에어버스·레오나르도 등 글로벌 기업과 마찬가지로, 핵심 주도 기업이 유사 기술·제품군을 중심으로 적극적 국내외 인수합병(M&A)과 관련 다각화를 통해 이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덩치를 키워야 한다. 또한 수출연계형 군용기 개발과 더불어 군 정비 민간 위탁, 수입 국방 수요의 대형 여객기 국제공동개발 사업 연계 등 민군통합형 전략적 산업발전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

효과적 정책 추진과, 고학력 일자리 7만 명 창출을 위해 항공우주청을 포함한 수요·공급, 민수·군수, 내수·수출을 총괄하는 범부처 통합 거버넌스 구축이 긴요하다.

안영수 한국항공전략연구원장
#항공우주청#신설#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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