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이헌재]박민지發 턱걸이 유행, 새삼 일깨운 체력 중요성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입력 2021-06-23 03:00수정 2021-06-2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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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요즘 한국 여자 프로 골퍼들 사이에선 ‘턱걸이’가 단연 화두다. 골프 트레이닝을 전문으로 하는 골프 퍼포먼스 랩(GPL)의 함상규 대표는 “오늘 아침에만 세 명의 선수가 ‘어떻게 하면 턱걸이를 잘할 수 있나요’라고 물어왔다”고 했다.

여자 선수들 사이에서 턱걸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건 박민지(23) 때문이다. 박민지는 20일 끝난 메이저 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시즌 5승째를 거뒀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열린 10개 대회(9회 출전) 중 5개의 우승 트로피를 가져간 것이다. 역대 최단 기간 5승 기록이다.

박민지는 원래부터 좋은 선수이긴 했다. 지난해까지 KLPGA투어에서 4차례 우승했다. 하지만 올해의 ‘몬스터 시즌’은 좀처럼 설명하기 힘들다. 본인 스스로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내가 왜 이러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고 할 정도다.

그나마 본인이 비결로 꼽은 건 한결 좋아진 체력이다. 그중에서도 턱걸이다. 정자세로 턱걸이를 7개나 한다는 게 대표적인 예다. 여자 골프 선수 중에 제대로 턱걸이를 한 개라도 하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건장한 성인 남자들도 몸에 반동을 주지 않고 턱걸이를 여러 개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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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하고 많은 운동 중에 왜 턱걸이일까. 이유는 턱걸이가 상체 근육 전체를 골고루 단련시킬 수 있는 최고의 맨몸 운동이기 때문이다. 턱걸이의 효능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비거리 향상이다. 함 대표는 “턱걸이를 하기 위해선 손의 악력, 팔뚝 힘, 등 근육 등이 모두 발달해야 한다. 한마디로 상체 힘이 엄청 좋아야 한다. 비거리가 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불과 2년 전까지 박민지는 턱걸이를 한 개도 못 했다. 2019년과 지난해 그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각각 244.4야드와 243.7야드로 투어 20위 밖이었다. 턱걸이 7개를 거뜬히 하는 올해는 251.8야드(14위)로 평균 비거리가 10야드가량 늘었다. 일명 한 클럽을 짧게 잡는 플레이가 가능해진 것이다.

체력훈련에 매진하면서 박민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여럿 보고 있다. 체력이 좋아지니 훈련도 오래 할 수 있다. 경기에서는 잘 지치지 않는다. 턱걸이를 잘한다고 무조건 골프를 잘 치게 되는 건 아니겠지만 올 시즌 ‘민지 천하’의 바탕에 턱걸이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턱걸이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베테랑 골퍼 홍란(35)은 부상 방지를 위해 턱걸이를 하지 않는다. 그 대신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한국여자오픈에서 KLPGA투어 최초로 1000라운드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최다 대회 출전(341개 대회), 최다 예선 통과(279회) 등의 기록도 이어가고 있는 홍란이 꼽은 장수 비결 역시 체력 훈련이다. 홍란은 시즌 중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상체와 하체, 코어 운동을 한다. 비시즌에는 일주일에 4, 5일 정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모든 골퍼들의 꿈은 멀리 치고, 오랫동안 골프를 즐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골프연습장만큼 중요하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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