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00대 기업 17% 상반기 채용 ‘0’… 오지 않는 ‘청년의 봄날’

동아일보 입력 2021-03-09 00:00수정 2021-03-0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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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10곳 중 6곳이 올해 상반기에 직원을 새로 뽑지 않거나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한다. 작년에 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새로 채용한 청년인력은 전년보다 20.5% 줄었고 올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년 차에 접어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심한 취업 한파를 겪고 있는 청년 취업지망생들에게 봄은 여전히 멀리 있다.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했더니 상반기 채용 계획이 ‘0명’인 곳이 17.3%, 채용 계획을 못 세운 곳은 46.3%나 됐다. 신규 채용이 없거나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늘리지 않는 기업 중 절반(51.1%)은 ‘국내외 경제·경기 부진’ 탓이라고 했지만 고용 경직성(12.8%), 인건비 부담 증가(8.5%)를 이유로 꼽은 곳도 적지 않았다.

경기 부진은 외부적 요인이지만 고용 경직성과 인건비 부담 증가는 현 정부 친(親)노동 정책,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직접적 결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바닥권인 한국의 노동유연성은 노조 3법 통과로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은 근로자 비율은 15.6%, 5인 미만 사업장에선 36.3%였다. 일부는 악덕 사업주 탓이겠지만 3년간 32.8%나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 못하는 사업주, 자영업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공공기관 채용 감소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화’가 시작될 때 이미 예상됐다. 조직이 비대해진 공기업들이 청년 신규 채용을 꺼리는 것이다. 주요 대기업들이 대졸 공채를 없앤 데도 수시 채용이 효과적이라는 점 외에 기업규제로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서 채용 규모가 한눈에 드러나는 게 부담스럽다는 점이 함께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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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1조5000억 원을 추가한 재정 5조9000억 원을 투입해 청년일자리 104만 개 이상을 만드는 계획을 내놨다. 고용통계 분식(粉飾)엔 도움이 되겠지만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거리가 먼 ‘용돈벌이 알바’가 대부분이다. 고용사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민간기업들이 적극적인 채용 활동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정부는 노조 3법 등으로 인해 고용 창출에 더 큰 부담을 갖게 된 기업들의 보완입법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상반기 채용#청년#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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