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내가 좀 더 조심했어야 했어[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입력 2021-03-01 03:00수정 2021-03-0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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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과 단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텍사스에서 가스레인지에 데운 물의 열기로 발을 덥히며 추위와 싸우는 한 주민. 사진 출처 NBC방송 홈페이지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론스타 스테이트(Lone Star State·혼자의 별 주·州)’로 불리는 텍사스는 미국에서 독립 정신이 강하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기록적 한파로 도시 기능이 마비되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지요. 이번 재난 사태 속에서 텍사스 정치인들은 우왕좌왕하면서 위기관리 능력 부족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In hindsight I wouldn‘t have done it.”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공화)은 멕시코 캉쿤으로 가족 휴가를 떠났다가 주민들이 분노하자 부랴부랴 돌아왔습니다. 처음에는 “딸이 졸라서 간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지만 효과가 없자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고 백기를 듭니다. 다음 대선 출마에 눈독을 들이는 그로서는 딸 핑계를 대지 말고 솔직히 과오를 인정하는 편이 낫죠. ‘In hindsight’는 ‘지나고 나서 보니까’라는 뜻으로 과거 잘못된 행동을 고백할 때 자주 쓰는 표현입니다.

△“There is blood on Abbott’s h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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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공화)의 리더십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사태 발생 나흘이 지나서야 늑장 기자회견을 여는가 하면 폭스뉴스에 출연해 “풍력 태양 등 친환경 에너지는 텍사스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친환경 에너지는 텍사스 전력원의 미미한 부분을 차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지지하는 민주당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다 책임 회피 비판에 휩싸인 것이죠. 텍사스 민주당위원회는 “애벗의 손에 피가 묻었다”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의역을 하자면 “고통을 야기한 책임을 져라”는 것이죠.

△“Get off your ass and take care of your own family!”

텍사스 중부의 소도시 콜로라도시티의 팀 보이드 시장은 정전과 단수로 고통받는 주민들에게 “정부에 손 벌릴 생각 하지 마라. 해결책은 너희 손으로 직접 찾아봐”라는 호된 질책의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창의적으로 생각하면 길이 보인다” “이 세상은 적자생존의 원칙이 지배한다” 등 온갖 유식한 말을 늘어놔 당장 물 한 양동이가 급한 주민들을 절망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페이스북 메시지 여파로 그는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그의 메시지는 이렇게 끝나죠. “그만 빈둥거리고(Get off your ass), 네 가족은 네가 직접 돌봐!”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론스타 스테이트#텍사스#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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